남북 ‘고위급 접촉’과 통일부 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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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4 17:29 조회2,604회 댓글0건본문
승인 2014.02.12 13:48:51
김종수 (민주통합당 통일전문위원)
2월 12일 북한의 요청에 우리정부가 응해 ‘갑작스럽게’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었다. 북에서는 청와대를 ‘찍어서’ 회담장에 나올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우리정부는 정통 외교관료 출신인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수석대표로 정했다. 의제는 정해진 것이 없이 상호 주요 관심 사항을 논의하게 된다.
정부가 ‘고위급 접촉’ 사실을 알리면서 의제로 이산가족 상봉의 원활한 진행과 정례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을 보면 이산가족 문제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남북협력 사업으로 내세우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나진-하산 철도 연결사업 등을 의제로 제시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이번 ‘고위급 접촉’을 보면서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남북관계, 대북협상의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역할이 실종된 것이다. 이번 ‘고위급 접촉’의 남북 수석대표는 남측의 청와대와 북측의 통일전선부 출신이다. 이때까지 북의 통일전선부의 파트너는 통일부였다.
통일부가 남북 회담의 대표로 나서지 못하고 청와대가 나선 것은, 작년 남북 ‘고위급 회담’이 수석대표의 ‘격’을 둘러싸고 무산된 것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장관급 회담에서 통일부장관의 파트너로 사실상 북의 통일전선부장이 나올 것을 요구하였다. 북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우리 정부는 통일부 차관으로 수석대표의 격을 낮추자 북이 반발하였고 회담이 결렬된 것이다. 이에 남북대화의 성격상 앞으로 통일부가 수석대표 자격을 가지고 남북당국 대화에 나설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내정되었던 천해성 통일부 정책실장이 내정 8일 만에 전격 경질되고,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통일연구원장인 전성훈 원장이 발탁된 것도 ‘통일부 소외설’에 힘을 보태는 현상이라 평가할 수 있다.
또 하나는 ‘고위급 접촉’을 통해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는 북은 애초 ‘비공개’ 접촉을 요구했으나 우리정부가 이를 거절하고 ‘공개’로 요구했다는 것에 대한 해석이다. 사실 남북간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금강산관광 재개 3대 전제조건 해결, 천안함.연평도 문제 등과 같은 여러 복잡한 사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비공개를 통해 충분한 시간과 과정을 거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지 모른다.
섣부른 측면이 있지만 우리정부가 공개를 요구했다고 하는 것은 이번 접촉에서 빠른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당면한 이산가족 상봉에 집중하고 다른 의제들은 다음으로 미루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지난 2월 6일 통일부는 대통령에게 “신뢰와 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의 기틀 마련”을 목표로 하는 2014년 업무를 보고하였다. 통일부는 3대 추진전략으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구축,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 가동, 한반도 통일시대 준비를 제시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북핵문제 해결 진전,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남북협력 추진, 통일교육 추진, 통일친화적 사회로의 전환 등 9대 중점 추진과제도 제시되었다.
통일부는 업무보고에서 북핵문제 해결 진전을 말하면서도 6자회담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한 통일부는 “북 비핵화 진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말만 앞세우고 있다. 북한은 전제 조건 없는 6자회담에 나오겠다고 하면서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북의 성의 있는 선 조치”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북핵문제 진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언급하는 것은 모순의 극치이다.
또한 통일부는 북과 협력해서 DMZ 세계평화공원도 짓고, 개성공단을 국제화하고, 청소년.예술.스포츠 등 남북 주민 상호 이해 증진 사업 등을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남북관계는 ‘5.24조치 체제’에 있다. 즉 우리국민들의 방북이 제한되고, 북한에 신규투자도 할 수 없으며, 남북경협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통일부는 자신들이 주도해서 마련하고 시행하고 있는 5.24조치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다양한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통일부가 진정으로 북과 협력해서 공원도 건설하고 인적 교류도 하고 싶다면 5.24조치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그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화두로 ‘통일 대박’을 제시하였다. 통일은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민족 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통령과 대한민국은 통일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국민들은 준비 없는 통일은 남북 모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안정화와 전면적인 교류협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준비와 기반 없이 통일을 논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 ‘통일 대박’이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좋아했다던 구호인 ‘대통령 박근혜’의 ‘대박’이 아니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위해 5.24조치를 해제하고 남북경제협력을 본격화하는 등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해 나가길 바라며, 이 과정에서 통일부가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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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민주통합당 통일전문위원)
2월 12일 북한의 요청에 우리정부가 응해 ‘갑작스럽게’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었다. 북에서는 청와대를 ‘찍어서’ 회담장에 나올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우리정부는 정통 외교관료 출신인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수석대표로 정했다. 의제는 정해진 것이 없이 상호 주요 관심 사항을 논의하게 된다.
정부가 ‘고위급 접촉’ 사실을 알리면서 의제로 이산가족 상봉의 원활한 진행과 정례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을 보면 이산가족 문제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남북협력 사업으로 내세우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나진-하산 철도 연결사업 등을 의제로 제시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이번 ‘고위급 접촉’을 보면서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남북관계, 대북협상의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역할이 실종된 것이다. 이번 ‘고위급 접촉’의 남북 수석대표는 남측의 청와대와 북측의 통일전선부 출신이다. 이때까지 북의 통일전선부의 파트너는 통일부였다.
통일부가 남북 회담의 대표로 나서지 못하고 청와대가 나선 것은, 작년 남북 ‘고위급 회담’이 수석대표의 ‘격’을 둘러싸고 무산된 것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장관급 회담에서 통일부장관의 파트너로 사실상 북의 통일전선부장이 나올 것을 요구하였다. 북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우리 정부는 통일부 차관으로 수석대표의 격을 낮추자 북이 반발하였고 회담이 결렬된 것이다. 이에 남북대화의 성격상 앞으로 통일부가 수석대표 자격을 가지고 남북당국 대화에 나설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내정되었던 천해성 통일부 정책실장이 내정 8일 만에 전격 경질되고,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통일연구원장인 전성훈 원장이 발탁된 것도 ‘통일부 소외설’에 힘을 보태는 현상이라 평가할 수 있다.
또 하나는 ‘고위급 접촉’을 통해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는 북은 애초 ‘비공개’ 접촉을 요구했으나 우리정부가 이를 거절하고 ‘공개’로 요구했다는 것에 대한 해석이다. 사실 남북간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금강산관광 재개 3대 전제조건 해결, 천안함.연평도 문제 등과 같은 여러 복잡한 사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비공개를 통해 충분한 시간과 과정을 거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지 모른다.
섣부른 측면이 있지만 우리정부가 공개를 요구했다고 하는 것은 이번 접촉에서 빠른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당면한 이산가족 상봉에 집중하고 다른 의제들은 다음으로 미루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지난 2월 6일 통일부는 대통령에게 “신뢰와 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의 기틀 마련”을 목표로 하는 2014년 업무를 보고하였다. 통일부는 3대 추진전략으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구축,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 가동, 한반도 통일시대 준비를 제시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북핵문제 해결 진전,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남북협력 추진, 통일교육 추진, 통일친화적 사회로의 전환 등 9대 중점 추진과제도 제시되었다.
통일부는 업무보고에서 북핵문제 해결 진전을 말하면서도 6자회담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한 통일부는 “북 비핵화 진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말만 앞세우고 있다. 북한은 전제 조건 없는 6자회담에 나오겠다고 하면서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북의 성의 있는 선 조치”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북핵문제 진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언급하는 것은 모순의 극치이다.
또한 통일부는 북과 협력해서 DMZ 세계평화공원도 짓고, 개성공단을 국제화하고, 청소년.예술.스포츠 등 남북 주민 상호 이해 증진 사업 등을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남북관계는 ‘5.24조치 체제’에 있다. 즉 우리국민들의 방북이 제한되고, 북한에 신규투자도 할 수 없으며, 남북경협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통일부는 자신들이 주도해서 마련하고 시행하고 있는 5.24조치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다양한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통일부가 진정으로 북과 협력해서 공원도 건설하고 인적 교류도 하고 싶다면 5.24조치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그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화두로 ‘통일 대박’을 제시하였다. 통일은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민족 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통령과 대한민국은 통일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국민들은 준비 없는 통일은 남북 모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안정화와 전면적인 교류협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준비와 기반 없이 통일을 논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 ‘통일 대박’이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좋아했다던 구호인 ‘대통령 박근혜’의 ‘대박’이 아니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위해 5.24조치를 해제하고 남북경제협력을 본격화하는 등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해 나가길 바라며, 이 과정에서 통일부가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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