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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법 제개정 아니라 준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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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7-15 09:57 조회1,9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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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2011년 07월 13일 (수) 23:52:22 강영식 tongil@tongilnews.com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지난 5월 23일 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유관부처 협의가 끝나면 9월 정기국회에 정부개정안으로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개정안과 함께 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발의하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명의로 통합하여 제출된『북한인권법안(대안)』, 민주당이 지난 6월 14일 발의한 『북한민생인권법안』을 포함하면 인도적 대북지원과 남북교류협력에 관계되는 3건의 법률안이 정기국회 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 내용은 여러 가지이지만 핵심은 하나로 보인다. 대북교역과 인도지원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규제를 보다 강화하여 법적으로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단적으로 제3국에서의 대북지원과 현지법인의 대북투자에 대해 통일부가 승인여부를 갖겠다고 하는 것이나, 교역사업자(2009년 실적 업체 700여 개사) 등록제를 실시하고 정부 지정은행 만을 통한 대북송금 방식으로 전환하여 민간기업의 대북교역 일체의 정보를 파악하겠다는 것은 민간단체와 기업의 자율적 활동을 훼손할 수 있으며 정부의 자의적인 개입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남북교류협력진흥원 설립 또한 오히려 정부가 진흥원을 통해 민간기업을 통제하려는 우려를 줄 수 있기에 정부 및 여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북 인도지원사업자’의 지정과 취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북지원 자율화라는 장기적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다. 인도적 대북지원은 지원물자의 성격과 지원단체가 일정한 법적 조건에 부합한다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북한인권법안(대안)』 또한 가장 기본적인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균형잡힌 접근 방법이 결여된 법안이다.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서는 상호 신뢰에 근거한 진정성 있는 요구일 때 비로소 효과를 낼 수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압박한다면 오히려 북한의 인권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인권의 근본 토대라고 할 수 있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조건 없는 지원원칙 대신 투명성과 모니터링 등의 제약요건을 명시함으로써 인권개선의 전제로서 식량권과 건강권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다. 또한 법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의 실제적 효과보다는 인권재단 설립과 인권단체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특정 인권단체 지원이라는 이해관계 때문에 조급히 통과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여 발의한 『북한민생인권법안』은 남한이 실질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북한 인권문제의 기본을 식량권과 건강권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에서는 진일보하였으나 인도적 문제를 정치군사적 문제와 관계없이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연속성과, 투명성, 효율성의 관점에서 법률로 규정해 내는 데에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구체적 내용이 결여되어 있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북한인권법안(대안)』 제정을 방해(?)하기 위한 졸속적인 물타기용 법안이라는 것이 솔직한 평가가 아닌가 싶다.

지금 인도적 대북지원과 남북간 교류협력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 경색과 정권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민간의 교류협력사업을 규제하고 개입하려는 법률 제.개정에 집착하기보다 기존의 각종 법령들의 제정취지를 훼손하지 않고 충실히 이행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5.24조치’와 같이 법률에 근거하지 않는 행정부의 자의적 조치를 통해 실정법을 무력화시키고 남북교류를 중단시키는 위법적인 행정행위들이 우선 중단되어야 한다.

현재는 사문화되다시피 하였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 최상위의 법률인『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의 제정 취지가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법률이 ‘남북관계 현실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더욱 촉진하고, 대북정책의 기본방향을 명시함으로써 대북정책이 국내 정치적 상황변화에 영향받지 않고 일관된 방향성 견지’하는 데 있다. 특히 제2조에는 ‘남북관계의 발전은 남북공동번영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 남북관계는 정치적.파당적 목적을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됨’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남북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 남북경제공동체 구현 및 경제협력 활성화와 제도적 기반 구축, 남북 공동의 경제이익 증진 시책 추진,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교류협력 활성화,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자유왕래와 접촉 시책 추진, 북한에 대한 지원, 국제사회에서의 협력증진, 필요 재원 안정적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법률로 강제하고 있다.

또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4조에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을 협의.조정하고,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통일부에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를 설치하고 협의회가 ‘1.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의 협의.조정 및 기본원칙의 수립 2.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승인이나 그 취소 등에 관한 중요 사항의 협의.조정 3. 제14조에 따른 반출.반입 승인대상 물품등의 공고에 관한 사항 4. 협력사업에 대한 총괄.조정 5. 남북교류.협력 촉진을 위한 지원 6. 관계 부처 간의 협조가 필요한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중요 사항’들을 심의.조정하도록 되어있다.

인도적 대북지원의 영역을 영유아 지원사업 만으로 제한하는 조치 또한 위법적이다. 현행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의 영역은 ‘① 이재민의 구호와 피해복구를 지원하는 사업 ② 식량난 해소를 위한 농업개발지원에 관한 사업 ③ 보건위생 상태의 개선 및 영양결핍 아동과 노약자 등을 지원하는 사업 ④ 자연재해 예방차원에서 산림복구 및 환경보전 노력을 지원하는 사업’ 등이며 이외에도 ‘사회복지분야와 북한 인력개발 지원 그리고 북한의 자활.자립을 촉진하는 중장기적 개발지원관련 대북지원사업에 남북협력기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모든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규제하는 근거로 정부가 제시하고 소위 ‘5.24조치’는 이러한 법률에 근거하고 있는가? ‘5.24조치’의 주요 내용들이 과연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심의, 조정된 바 있는가? ‘5.24조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등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행정상 원칙에도 위반되는 처사이다.

지금은 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할 때가 아니다. 당장은 남북관계 개선의 전망이 난망하다 하더라도 지난 십수 년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발전시켜온 남북간 교류협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본 법률들의 제정취지를 다시 되새기고 이를 준수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법치주의를 무엇보다 우선시한다는 현 정부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여론을 더더욱 중요하게 되새겨야 한다.



   
 
강영식 (우리민족 사무총장)

전 수원 경실련 사무국장
전 재중국동포문제 시민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동북아평화연대 이사
통일교육협의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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