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정상회담 주역’ 임동원 전 장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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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6-07 09:33 조회1,371회 댓글0건본문
“핵심은 적대적 대북정책…대표단 잘못 따질 일 아니다”
‘6·15 정상회담 주역’ 임동원 전 장관 인터뷰
박병수 기자
정권말기 급하게 정상회담 추진 잘될리 있나
인도적 지원 재개해야 북도 진정성 믿어줄것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의 산파역을 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일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전격 공개와 관련해 “정부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낳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대북정책을 총괄했던 임 전 장관은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비밀접촉 과정의 실무적 실수나 미숙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남북관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전 장관은 “북한이 남쪽의 적대정책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정부의 대북정책이 애초 잘못됐다. 정부는 북한의 핵 태도 변화, 천안함·연평도 사건 사과 등 몇 가지 원칙을 내걸었다. 그리고 남북교류를 중단시켰다. 이제 와서 내년 정권 말기 총선·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정상회담을 하려고 하니 잘되겠는가? 접근 방법도 잘못됐고, 진정성도 없다고 북이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했나?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상회담을 해서 무엇을 논의하고 해결할 것인가, 이런 본질적인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상대를 붕괴시키겠다고 하면서 정상회담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인도적 지원도 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고 중단됐던 남북 왕래를 다시 해야 한다. 5·24 조처 이후 모든 게 중단되지 않았나. 이렇게 해나가야 북쪽에서도 ‘남쪽이 진정성이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정부의 조건 중 핵 문제는 남북이 논의해서 결론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천안함 사건은 북이 ‘우리가 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어서 어떻게 하기 어렵지만, 연평도 사건은 북한도 민간인 피격에 대해 유감을 밝히지 않았느냐. 서로 조처를 취해가면서 입장을 좁혀갈 여지가 있다.”
-그래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천안함·연평도 사건은 걸림돌인데.
“이들 사건 때문에 남북관계가 나빠진 게 아니다. 정권 초기부터 6·15 선언, 10·4 선언 다 무시했다. 남북기본합의서까지 무시했다. 그러곤 북한을 붕괴시키겠다는 적대정책을 내놓았다. 금강산, 천안함·연평도 사건은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대북정책 변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이번 비밀접촉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문제의 핵심은 비밀접촉에서 실무적으로 뭘 실수하고 그런 문제가 아니다. 절차, 형식이 잘못돼 벌어진 일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남쪽의 대북 적대정책에서 비롯한 것이다. 정책 문제이지, 대표단의 잘잘못을 따질 일이 아니다. 이번에 북도 대화로 뭔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예비군 훈련장에서 사격 표적지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부자 사진을 걸어놓고 사격하는 것을 보면서 남쪽의 적대정책이 변한 게 없구나 하고 판단한 것 같다. 이 일을 우리는 별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북쪽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글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작성일자 : 2011년 06월 03일
‘6·15 정상회담 주역’ 임동원 전 장관 인터뷰
박병수 기자
정권말기 급하게 정상회담 추진 잘될리 있나
인도적 지원 재개해야 북도 진정성 믿어줄것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의 산파역을 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일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전격 공개와 관련해 “정부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낳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대북정책을 총괄했던 임 전 장관은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비밀접촉 과정의 실무적 실수나 미숙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남북관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전 장관은 “북한이 남쪽의 적대정책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정부의 대북정책이 애초 잘못됐다. 정부는 북한의 핵 태도 변화, 천안함·연평도 사건 사과 등 몇 가지 원칙을 내걸었다. 그리고 남북교류를 중단시켰다. 이제 와서 내년 정권 말기 총선·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정상회담을 하려고 하니 잘되겠는가? 접근 방법도 잘못됐고, 진정성도 없다고 북이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했나?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상회담을 해서 무엇을 논의하고 해결할 것인가, 이런 본질적인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상대를 붕괴시키겠다고 하면서 정상회담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인도적 지원도 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고 중단됐던 남북 왕래를 다시 해야 한다. 5·24 조처 이후 모든 게 중단되지 않았나. 이렇게 해나가야 북쪽에서도 ‘남쪽이 진정성이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정부의 조건 중 핵 문제는 남북이 논의해서 결론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천안함 사건은 북이 ‘우리가 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어서 어떻게 하기 어렵지만, 연평도 사건은 북한도 민간인 피격에 대해 유감을 밝히지 않았느냐. 서로 조처를 취해가면서 입장을 좁혀갈 여지가 있다.”
-그래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천안함·연평도 사건은 걸림돌인데.
“이들 사건 때문에 남북관계가 나빠진 게 아니다. 정권 초기부터 6·15 선언, 10·4 선언 다 무시했다. 남북기본합의서까지 무시했다. 그러곤 북한을 붕괴시키겠다는 적대정책을 내놓았다. 금강산, 천안함·연평도 사건은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대북정책 변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이번 비밀접촉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문제의 핵심은 비밀접촉에서 실무적으로 뭘 실수하고 그런 문제가 아니다. 절차, 형식이 잘못돼 벌어진 일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남쪽의 대북 적대정책에서 비롯한 것이다. 정책 문제이지, 대표단의 잘잘못을 따질 일이 아니다. 이번에 북도 대화로 뭔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예비군 훈련장에서 사격 표적지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부자 사진을 걸어놓고 사격하는 것을 보면서 남쪽의 적대정책이 변한 게 없구나 하고 판단한 것 같다. 이 일을 우리는 별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북쪽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글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작성일자 : 2011년 06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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