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앞선 남북정상합의 수용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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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6-17 09:32 조회1,206회 댓글0건본문
“MB정부, 앞선 남북정상합의 수용했어야”
‘한겨레 감사패’ 받은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 연구원
진보 시각 전한 ‘한반도 전문가’
10년째 칼럼 기고 지난 1월 접어
“평화 돕는 글 쓸 기회준 것 감사”
권태호 기자
» 셀리그 해리슨(84)
“고맙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대표해 온 <한겨레>에서 10년 이상 칼럼을 쓸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이 감사패를 받는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두 가지 모두 내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한겨레신문사는 올해 창간 23돌 기념으로 오랫동안 <한겨레>에 칼럼을 써온 한반도 전문가 셀리그 해리슨(84)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에게 14일(현지시각) 감사패를 전달했다.
미국 워싱턴 외곽의 한 사립 양로원에 살고 있는 해리슨은 감사패를 전하자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지난 1월 칼럼을 끝으로 건강상의 이유로 <한겨레> 칼럼니스트의 자리를 떠났다. 또 최근 신경쇠약 증세로 4주간 입원하는 바람에 감사패 전달도 늦어졌다.
그는 그동안 한반도 문제에서 진보적 시각을 전하려 애썼다. 또 2009년 방문을 포함해 모두 11번의 방북 경험을 적절히 녹여 ‘북한의 생각’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일하던 1972년, <뉴욕 타임스> 기자와 함께 한국전쟁 이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인터뷰를 했다.
해리슨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는 최근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추진 공개를 두고서도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려 했다면, 먼저 (김대중·노무현 등) 이전 정부에서 합의된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출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기에 이를 받아들였다면, 남북관계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진전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의 칼럼을 두고 ‘북한 처지를 과도하게 옹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는 이야기에 해리슨은 “나는 진보적 시각을 취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며 “대다수 사람들이 보수적 입장을 견지할 때에는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는 미국 속담을 소개하면서 “한쪽이 강한 입장을 내세우면, 다른 쪽에서도 똑같이 강경파가 득세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 문제에서 진보적·전향적 시각을 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북한 정책에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 정책은 중동 문제에 집중돼 있다. 한반도 정책이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도발적이지는 않지만, 진보적이지도 않은 게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다. 조지 부시 행정부와 다른 게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부시 스타일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는 물음에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며 “서로 조금씩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핵을 포기하진 않더라도, 현 수준에서 더 확대하진 않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 포기’를 강압적으로 요구하기보단, 이처럼 현 수준에서 동결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해 에너지 원조 등 적절한 보상책을 제시하는 게 실질적 기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글·사진 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작성일자 : 2011년 06월 16일
‘한겨레 감사패’ 받은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 연구원
진보 시각 전한 ‘한반도 전문가’
10년째 칼럼 기고 지난 1월 접어
“평화 돕는 글 쓸 기회준 것 감사”
권태호 기자
» 셀리그 해리슨(84)
“고맙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대표해 온 <한겨레>에서 10년 이상 칼럼을 쓸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이 감사패를 받는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두 가지 모두 내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한겨레신문사는 올해 창간 23돌 기념으로 오랫동안 <한겨레>에 칼럼을 써온 한반도 전문가 셀리그 해리슨(84)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에게 14일(현지시각) 감사패를 전달했다.
미국 워싱턴 외곽의 한 사립 양로원에 살고 있는 해리슨은 감사패를 전하자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지난 1월 칼럼을 끝으로 건강상의 이유로 <한겨레> 칼럼니스트의 자리를 떠났다. 또 최근 신경쇠약 증세로 4주간 입원하는 바람에 감사패 전달도 늦어졌다.
그는 그동안 한반도 문제에서 진보적 시각을 전하려 애썼다. 또 2009년 방문을 포함해 모두 11번의 방북 경험을 적절히 녹여 ‘북한의 생각’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일하던 1972년, <뉴욕 타임스> 기자와 함께 한국전쟁 이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인터뷰를 했다.
해리슨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는 최근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추진 공개를 두고서도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려 했다면, 먼저 (김대중·노무현 등) 이전 정부에서 합의된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출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기에 이를 받아들였다면, 남북관계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진전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의 칼럼을 두고 ‘북한 처지를 과도하게 옹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는 이야기에 해리슨은 “나는 진보적 시각을 취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며 “대다수 사람들이 보수적 입장을 견지할 때에는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는 미국 속담을 소개하면서 “한쪽이 강한 입장을 내세우면, 다른 쪽에서도 똑같이 강경파가 득세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 문제에서 진보적·전향적 시각을 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북한 정책에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 정책은 중동 문제에 집중돼 있다. 한반도 정책이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도발적이지는 않지만, 진보적이지도 않은 게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다. 조지 부시 행정부와 다른 게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부시 스타일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는 물음에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며 “서로 조금씩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핵을 포기하진 않더라도, 현 수준에서 더 확대하진 않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 포기’를 강압적으로 요구하기보단, 이처럼 현 수준에서 동결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해 에너지 원조 등 적절한 보상책을 제시하는 게 실질적 기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글·사진 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작성일자 : 2011년 0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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