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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건 문제건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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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7-08 09:41 조회1,1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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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 늘푸른삼천, 경남도민의 정성어린 의약품 개성 전달 
 
 2011년 07월 07일 (목) 14:10:09 송명희 songmh2000@hanmail.net 
 
 
송명희 ((사)하나됨을 위한 늘푸른 삼천 사무총장)

(사)하나됨을 위한 늘푸른 삼천(늘푸른삼천)은 지난 6월 29일 오전 7시 앞이 안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비를 뚫고 남북 출입사무소를 향해 달렸습니다. 오늘날 남과 북의 관계가 이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전 9시 남북 출입사무소를 지나 개성에 도착하였습니다. 북측 민화협 대표단인 김영철 참사 등 세 사람이 저희를 맞았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왔냐며 무척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의약품은 경남도민들의 정성으로 마련한 것인 만큼 마음으로 고맙게 받겠다고 하였습니다.

물자 반입 심사를 마치고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였습니다. 개성인민병원으로 바로 가자고 하니, 그쪽 위생 검역 등 절차가 있어서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약품 전달은 개성 봉동역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개성 봉동역은 개성시 봉동구역에 있는 화물역인데, 남쪽 마지막 역인 도라산 역과 이어져 있는 북쪽 첫 번째 역입니다. 경의선 시범운행 시 남쪽의 기차가 이곳까지 왔다고 합니다.

2007년 2차 정상회담 후 발표한 10.4선언이 이행되었더라면 지금쯤 이 봉동역은 어떤 모습일까 잠시 상념에 빠졌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 의약품을 내려놓고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협의 장소인 자남산여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자남산여관은 개성시내에 있는, 그 유명한 선죽교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개성관광이 활발하던 시기 남쪽 관광객의 사진 세례를 받던 선죽교 다리는 빗속에 쓸쓸해 보였습니다.

북측 “인도적 지원인데도 까다롭게 구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

   
자남산여관에서 식사를 한 후,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협의를 하였습니다. 의약품 지원을 비롯한 남북 의료협력사업과 북녘 산림녹화사업, 그리고 이번에 지원한 의약품의 모니터링을 위한 현장 방문에 대해 협의하였습니다.

먼저, 남북의료협력사업은 2009년에 합의한 평양 제1인민병원 외과병동 지원사업을 이행해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물자 반출에 대한 남측 정부의 제한이 풀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되, 풀리지 않을 경우 하반기(11월경)에 다시 한 번 의약품 지원사업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2008년에 조성한 상원통일양묘장을 중심으로 한 북녘 산림녹화사업을 계속 진행시켜 나가자는 것에도 이견이 없었습니다. 상원통일양묘장은 조성한지 3년이 지나고 있어 비닐 등 온실보강자재와 포트, 차광막 등 기타 자재들이 많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음을 공유했습니다.

더욱이 이 사업은 경상남도에서 준비하고 있는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10차 총회와 맞물려 경상남도 총회준비단과 함께 사업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음을 알렸고, 이 또한 남쪽 정부의 물자 반출에 대한 제한이 풀리는 대로 구체적인 협의를 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모니터링을 위한 방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북측 대표단은, 최근 물자 반출에 대한 남쪽정부의 제한이 강화된 데다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의 분배 확인에 대한 기준도 까다로워진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인도적 지원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동포애’를 바탕으로 상대방이 필요한 물자를 조건 없이 지원하는 것인데, ○○학교 ☐☐명이 △△간 사용할 것이라는 구체적 내용까지 요구하는 것은, 특히 식량에 대해 더욱 까다롭게 구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것입니다.

결국 모니터링을 위한 현장 방문에 대해 흔쾌히 ‘그럽시다’라는 확답은 받지 못하고 왔지만, 기본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와 하반기 사업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함을 충분히 설명하였고 이미 합의한 합의서에 명기되어 있는 내용이기도 하기에 조만간 성사될 수 있도록 진행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개성행 “꿈을 꾼 것 같다”



   
▲ 개성 자남산여관 전경. [사진 제공-늘푸른삼천]


협의를 마치고 다시 북측 출입사무소에 도착할 즈음 비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습니다. 북측 대표단은 오늘 비는 우리들의 만남을 축복하는 비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매사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너무나 어렵게 가는 개성길을 가로 막던 비, 지붕이 없는 봉동역에 의약품을 하역하는데 장애가 되었던 그 비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축복의 비’가 될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면, 그렇게 조금씩 다가가면 남과 북 사이에 쌓여있는 높은 불신의 벽은 곧 허물어질 것이라 생각하며 북측 대표단과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함께 맞으며 고생하고, 같이 밥 먹고, 의견의 일치를 보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처음에 낯설기만 했던 북측 대표단과의 이별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를 뿐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그 흔한 말이 다시 한 번 가슴을 두드리며, 지금 단절되어 있는 남북 관계가 꿈인 듯 느껴졌습니다.

오후 5시에 예정대로 남쪽 출입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같이 가셨던 분 중 한 분이 “꿈을 꾼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개성을 다녀온 것이 꿈이 아니라, 지금 이 답답한 남북 관계가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해건 문제건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만남입니다. 남과 북이 하루 빨리 만나서 대화하고, 불신을 허물기를 바랍니다. 민간 교류도 전면 허용되고, 개성관광, 금강산관광도 하루속히 열리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늦어도 내년 2012년에는 평양 제1인민병원 외과병동 보수공사를 마치고 준공식을 위해 100명의 경남도민을 태운 비행기가 김해공항에서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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