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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문) 어떤 상황에서라도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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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7-11 09:16 조회1,1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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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라도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북한 온성군 어린이들에 빵과 두유 전달
 
 
 
 중국 도문=장영섭 기자 | fuel@ibulgyo.com 
 
 남한의 종교인과 시민단체가 계속되는 남북경색의 국면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뜻 깊은 온정을 전했다. 사단법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상임공동대표 영담스님, 조계종 총무부장) 대표단은 지난 6월24일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도문에서 북한의 최북단인 함경북도 온성군 어린이들에게 먹일 빵과 두유를 전달했다.

대표적인 남북교류 민간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2009년 3월부터 중국을 경유해 매주 정기적으로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봄가을에 맞춰 계절별 의류와 생필품, 학용품도 보내고 있다. 이와 함께 대표단은 6월21일부터 25일까지 도문을 비롯한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머물며 북중러 접경지 방천 방문, 백두산 등정, 도문 화엄사 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대북지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중국 방문에는 영담스님과 함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산경남대표 정여스님(부산 범어사 주지), 공동대표 인명진 갈릴리교회 담임목사(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등 25명의 인사들이 동참했다.


■ 지원현황과 현지 반응

“굉장히 감사하고 필요로 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침몰사태 이후 우리 정부가 5.24조치를 발표하면서 대북지원이 전면 중단됐다. 잘잘못을 떠나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어렵게 싹튼 남북화해의 희망은 허무하게 사라져버렸다.

대표적인 남북교류 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악조건 속에서도 중국을 경유한 북한 돕기를 지속하고 있다. ‘상호호혜’라는 외교적 관점이나 실정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단체에서 일하는 종교인들의 한결같은 원력이다.

6월24일 중국 도문의 국경선을 통해 함경북도 온성군으로 들어간 빵은 모두 2만3325개, 두유는 1만1663봉지다. 군내 44개 유치원 3100여 명의 원생들이 일주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24일 방문한 곳은 온성군 세선리 유치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관계자가 수송차량을 몰고 북한에 직접 들어가 간식을 전달한다.

입구에 다다르자 60여 명의 원생들이 이미 마당에 나와 트럭을 기다리고 섰다. 교사의 선창에 따라 한 목소리로 ‘고맙습니다’를 외친 뒤 먹기 시작한다. 원생들의 얼굴엔 활기가 없다. 못 먹어서도 그렇지만 엄혹한 통제사회의 분위기에서 아이들도 지쳐버린 눈치다. 어디를 봐도 이른바 1960년대 우리나라 농촌 풍경이다.

2009년 3월부터 매주 목요일 혹은 금요일 간식을 실은 트럭이 마을로 들어간다. 아이들과의 약속은 언제나 지켜졌고, 소박하지만 정기적인 도움은 믿음의 새순으로 돋아났다. 아이들은 간식의 출처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 남한을 비롯해 세계 각지의 동포들이 정성을 보태 마련한 선물이라는 것.

예전엔 창고에 짐을 부리곤 곧바로 국경 밖으로 빠져나와야 했지만, 지금은 아이들에게 손수 나눠줄 수 있다. 한국의 대학연구소에서 품질을 검증받은 간식이다. 3개월만 먹어도 아이들의 혈색이 달라진다. 소문이 퍼지면서 인근의 샛별군 무산군 청진시 등에서도 지원을 간곡히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굉장히 감사하고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게 현지에 다녀온 이들의 하나같은 증언이다.

그러나 완전히 등을 돌린 양측 정부 사이에서 운신의 폭은 좁고 지원 확대는 불투명하다. 상임공동대표 영담스님은 “남북교류가 전면 중단됐지만 영유아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위해 종교인과 시민단체, 해외동포들이 뜻을 모았다”며 “어떤 상황에서라도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군량미로 유용될 수 있다는 세간의 오해에 대해선 “이 세상에 자식들이 먹을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칠 부모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동대표 인명진 목사 역시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 대표들 모두가 감옥에 갈 각오로 지원사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더 많은 종교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빵과 두유를 실어 나를 트럭이 부족하다는 실무진의 보고에 그 자리에서 차량 구입비용을 전액 약정 모연할 만큼, 대표단의 열의는 대단했다.

나라 간의 경계에서 민족간의 신뢰복원을 고민하는 종교인들에게, 종교간 장벽은 없어 보였다.


■ 본격화된 북중경협

‘영구 분단’ 우려 … 돌파구 찾아야

한편 이번 북중 접경지역 순례에선 최근 이슈로 떠오른 북중경협도 화제가 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본격화된 북중경협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잇는 거대한 산업벨트를 구축하는 일이다.

연변대학교 민족연구소장 허명철 교수는 북중경협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며 남북관계의 조속한 복원을 촉구했다. 명목상으론 중국의 만주 길림성 자원개발과 물류망 확보이지만, 한반도의 통일을 대비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포석이란 게 그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사회주의 동맹에 따른 기존의 무상 원조에 부담을 느낀 중국 정부가 동등한 국가간 무역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의 경제난이 더욱 심각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허명철 교수는 “햇볕정책으로 남북교류가 한창 활발할 때에도 중국의 북한 원조에 비하면 남한의 지원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지금은 이마저 끊겨 민족간 우호의 정서를 유지하고 중국을 견제할 장치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체제 붕괴와 같은 유사시 권부만이 아니라 기층의 주민들조차 ‘민족’보다 ‘우방’을 택할 공산이 크다는 우려다. 한국 미국 일본 대 북한 중국 러시아라는 암울한 냉전시대로의 회귀도 점쳐진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대표단이 중국 도문 국경선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식량지원차량을 배웅하고 있다. 6월24일 함경북도 온성군으로 들어간 빵은 모두 2만3325개, 두유는 1만1663봉지다. 군내 44개 유치원 3100여 명의 원생들이 일주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조선족이 중국에 세운 최초의 사찰로 알려진 도문 화엄사를 참배한 대표단. 화엄사는 조선족인 이평림 씨와 가족들이 사재를 털어 건립한 사찰이다. 5만6000㎡(1만7000평) 부지에 대웅전과 천왕전, 장경전, 일주문 등이 들어섰다. 최근 출가한 이 씨는 앞으로 조선족 포교에 나서게 된다.


 
두만강 국경지대. 강가 뒤쪽으로 보이는 철교 왼쪽이 중국 영토, 오른쪽이 북한 영토다. ‘눈물젖은 두만강’을 작곡한 이시우 선생이 묵었던 인근의 여인숙을 최근 도문시가 복원하고 있다. 독립군 남편을 잃은 아낙이 옆방에서 우는 소리를 듣고 악상을 떠올렸다는 일화가 전한다.


 
대표단이 용정시 외곽 농촌에 위치한 동불사(銅佛寺) 소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1년 만주로 이주한 독립운동가들이 민족교육을 위해 절터에 세운 초등학교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이 학교에 체육기자재와 난방시설 등을 기증했다.

 
작성일자 : 2011년 07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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