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임박' 겨레말사전·만월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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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10-24 10:08 조회1,159회 댓글0건본문
기사입력 2011-10-23 12:10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여파로 취해진 `5·24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중단된 대표적인 남북 간 사회·문화 교류사업이 바로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과 만월대(滿月臺) 발굴사업이다.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은 남북 문화의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만월대 발굴 사업은 유적 훼손에 대한 우려에서 관련 학자들이 사업 재개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23일 대북정책 유연화의 연장 선상에서 두 사업의 재개를 위한 남북 접촉을 승인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두 사업이 이르면 올해 안에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등에 따르면 2005년부터 추진된 사전 편찬사업은 남북언어는 물론 재외교포가 사용하는 언어까지 하나로 종합·정리하는 최초의 사업이다.
이 사업은 분단상태가 반세기 넘게 지속돼 일상어는 물론 학술용어 등에서도 남북언어의 이질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연구원이 2009년 발표한 `북한 교과서 학술용어의 어휘론적 분포 양상'을 보면 남북 교과서에서 대응쌍을 형성하는 105개 학술용어 가운데 동일한 것은 35.2%인 37개에 그쳤다.
한문 교과서에서도 23개 학술용어 중 동일한 용어는 10개(43.3%)에 불과했고 음악(57.0%), 미술(61.2%), 지리(63.7%), 기술(64.5%) 교과서의 경우에도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남북 학자들은 2009년 12월까지 20차례의 공동 편찬위원회를, 4차례의 공동 집필회의를 여는 등 2013년에 사전을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사업을 진척시켜왔다.
학자들은 남북의 띄어쓰기와 자모의 이름, 배열 순서, 문법 체계, 외래어 범위 등을 합의하고 남북의 기존 어휘에서 25만개, 새 어휘 10만개 등 총 35만개 정도의 어휘를 선별해 사전에 수록할 예정이었다.
이 사업에는 총 250억원의 예산 중 157억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월대는 600여 년 간 지하에 보존돼온 고려왕궁의 유적이다.
송악산 남쪽 구릉에 있는 이 왕궁은 919년 왕건이 창건한 이후 거란족의 침입과 이자겸의 난으로 두 차례의 화재를 겪은 뒤 중건됐고, 1362년 황건적의 난 이후 폐허가 됐다.
만월대 발굴사업은 남측의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를 중심으로 2007년부터 진행돼 왔다.
공동 발굴단은 2007년 5∼6월 만월대 서부 건축군 가운데 3만3천㎡에 대한 시굴을 거쳐 같은해 9∼11월 3천300㎡를 발굴해 11동의 건축물 기초와 회랑, 배수구 등을 찾아냈으며, 여기에서는 고려청자와 청자기와, 명문기와 등이 출토됐다.
2010년까지 총 4회에 걸쳐 조사가 진행됐지만 역시 5·24조치에 따라 전면 중단됐다.
심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한번 발굴을 시작한 유적은 최대한 빨리 작업을 마치는 것이 원칙이다.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유적의 훼손 우려가 있었다"며 "사업을 재개할 준비를 이미 마쳤기 때문에 (남북 접촉) 승인이 나오면 올해 안에라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sle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여파로 취해진 `5·24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중단된 대표적인 남북 간 사회·문화 교류사업이 바로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과 만월대(滿月臺) 발굴사업이다.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은 남북 문화의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만월대 발굴 사업은 유적 훼손에 대한 우려에서 관련 학자들이 사업 재개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23일 대북정책 유연화의 연장 선상에서 두 사업의 재개를 위한 남북 접촉을 승인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두 사업이 이르면 올해 안에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등에 따르면 2005년부터 추진된 사전 편찬사업은 남북언어는 물론 재외교포가 사용하는 언어까지 하나로 종합·정리하는 최초의 사업이다.
이 사업은 분단상태가 반세기 넘게 지속돼 일상어는 물론 학술용어 등에서도 남북언어의 이질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연구원이 2009년 발표한 `북한 교과서 학술용어의 어휘론적 분포 양상'을 보면 남북 교과서에서 대응쌍을 형성하는 105개 학술용어 가운데 동일한 것은 35.2%인 37개에 그쳤다.
한문 교과서에서도 23개 학술용어 중 동일한 용어는 10개(43.3%)에 불과했고 음악(57.0%), 미술(61.2%), 지리(63.7%), 기술(64.5%) 교과서의 경우에도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남북 학자들은 2009년 12월까지 20차례의 공동 편찬위원회를, 4차례의 공동 집필회의를 여는 등 2013년에 사전을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사업을 진척시켜왔다.
학자들은 남북의 띄어쓰기와 자모의 이름, 배열 순서, 문법 체계, 외래어 범위 등을 합의하고 남북의 기존 어휘에서 25만개, 새 어휘 10만개 등 총 35만개 정도의 어휘를 선별해 사전에 수록할 예정이었다.
이 사업에는 총 250억원의 예산 중 157억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월대는 600여 년 간 지하에 보존돼온 고려왕궁의 유적이다.
송악산 남쪽 구릉에 있는 이 왕궁은 919년 왕건이 창건한 이후 거란족의 침입과 이자겸의 난으로 두 차례의 화재를 겪은 뒤 중건됐고, 1362년 황건적의 난 이후 폐허가 됐다.
만월대 발굴사업은 남측의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를 중심으로 2007년부터 진행돼 왔다.
공동 발굴단은 2007년 5∼6월 만월대 서부 건축군 가운데 3만3천㎡에 대한 시굴을 거쳐 같은해 9∼11월 3천300㎡를 발굴해 11동의 건축물 기초와 회랑, 배수구 등을 찾아냈으며, 여기에서는 고려청자와 청자기와, 명문기와 등이 출토됐다.
2010년까지 총 4회에 걸쳐 조사가 진행됐지만 역시 5·24조치에 따라 전면 중단됐다.
심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한번 발굴을 시작한 유적은 최대한 빨리 작업을 마치는 것이 원칙이다.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유적의 훼손 우려가 있었다"며 "사업을 재개할 준비를 이미 마쳤기 때문에 (남북 접촉) 승인이 나오면 올해 안에라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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