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만 생각하지 말고남북관계 복원 기회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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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12-27 09:58 조회1,056회 댓글0건본문
기사입력 2011-12-26 21:56 | 최종수정 2011-12-26 22:55
[한겨레] 단둥 사람들 ‘방북 조문’ 반응
“조선과 한국의 사이가 다시 좋아져서 서로 도와 다들 잘살았스면 좋갔습네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재단 이사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평양 땅을 밟은 26일 오후, 중국 랴오닝성 단둥 볜징루(변경로) 부근에서 남과 북의 요리가 모두 나오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북한 출신 화교 리우(28)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7년 나고 자란 고향 자강도를 떠나 할아버지의 모국인 중국으로 들어와 새로 국적을 얻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북한이 화교들에게는 일자리를 주지 않는 사실상의 방출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살길을 찾아 단둥으로 나온 뒤 한국인 식품점에서 일하면서 돈을 모아 지난달 식당을 열었다. 리우는 “몸은 중국에 있지만 그래도 인정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고향이 그립다”며 “한국 티브이에는 꽃제비가 우글거리는 것처럼 나오는데 한국에도 거지가 있듯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단둥과 맞닿은 개방특구 신의주는 상거래가 활발하고 잘사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며 변경지역을 중심으로 북한의 시장경제가 이미 씨를 뿌리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과 국경이 맞닿은 이곳 단둥에 사는 이들이 남북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마음은 각별하다. 한국인 3000여명, 조선족 2만여명, 북한 출신 화교 8000~1만여명, 북한 기업인과 노동자 수천명 등이 몰려들어 각축전을 벌이는 단둥은 북한 개혁개방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신의주개방특구와 맞닿아 북-중 교역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동북대개발과 북한의 부분개방 구상이 맞물리면서 북한이 평안북도 신도군 황금평을 50년 동안 중국에 임대하고, 신압록강대교가 건설되며 개방특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북한이 결국에는 개혁개방의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국가통계국 통계를 보면 단둥이 올해 1~7월 사이 중국 전국 70개 도시 중에 집값이 가장 빨리 오른 곳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교역을 금지한 지난해 5·24 조처로 단둥, 특히 한인사회는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다. 대북사업에 뜻을 두고 단둥에 들어왔다 지금은 중국-한국 간 무역을 하고 있다는 한 사업가는 “이명박 정부의 최대 바보짓은 남북관계를 망친 것”이라며 “국내 정치만 생각하다 이번 격변기를 놓치지 말고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의 대북사업을 물려받은 조선족과 화교들도 남북 화해를 바라는 소망은 한마음이었다. 조선족 교회에서 만난 조선족 출신 대북사업가 장아무개씨는 “할아버지는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이셨고, 1994년부터 4년 동안 한국에서 돈을 벌어 사업 밑천을 마련했다”며 “같은 민족이 서로 도우며 함께 잘살았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한편 27~29일께 장례식 관계로 국경이 잠시 폐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도 장례 물품 등을 실은 트럭이 연이어 압록강대교를 넘어갔다. 단둥/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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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단둥 사람들 ‘방북 조문’ 반응
“조선과 한국의 사이가 다시 좋아져서 서로 도와 다들 잘살았스면 좋갔습네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재단 이사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평양 땅을 밟은 26일 오후, 중국 랴오닝성 단둥 볜징루(변경로) 부근에서 남과 북의 요리가 모두 나오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북한 출신 화교 리우(28)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7년 나고 자란 고향 자강도를 떠나 할아버지의 모국인 중국으로 들어와 새로 국적을 얻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북한이 화교들에게는 일자리를 주지 않는 사실상의 방출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살길을 찾아 단둥으로 나온 뒤 한국인 식품점에서 일하면서 돈을 모아 지난달 식당을 열었다. 리우는 “몸은 중국에 있지만 그래도 인정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고향이 그립다”며 “한국 티브이에는 꽃제비가 우글거리는 것처럼 나오는데 한국에도 거지가 있듯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단둥과 맞닿은 개방특구 신의주는 상거래가 활발하고 잘사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며 변경지역을 중심으로 북한의 시장경제가 이미 씨를 뿌리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과 국경이 맞닿은 이곳 단둥에 사는 이들이 남북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마음은 각별하다. 한국인 3000여명, 조선족 2만여명, 북한 출신 화교 8000~1만여명, 북한 기업인과 노동자 수천명 등이 몰려들어 각축전을 벌이는 단둥은 북한 개혁개방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신의주개방특구와 맞닿아 북-중 교역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동북대개발과 북한의 부분개방 구상이 맞물리면서 북한이 평안북도 신도군 황금평을 50년 동안 중국에 임대하고, 신압록강대교가 건설되며 개방특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북한이 결국에는 개혁개방의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국가통계국 통계를 보면 단둥이 올해 1~7월 사이 중국 전국 70개 도시 중에 집값이 가장 빨리 오른 곳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교역을 금지한 지난해 5·24 조처로 단둥, 특히 한인사회는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다. 대북사업에 뜻을 두고 단둥에 들어왔다 지금은 중국-한국 간 무역을 하고 있다는 한 사업가는 “이명박 정부의 최대 바보짓은 남북관계를 망친 것”이라며 “국내 정치만 생각하다 이번 격변기를 놓치지 말고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의 대북사업을 물려받은 조선족과 화교들도 남북 화해를 바라는 소망은 한마음이었다. 조선족 교회에서 만난 조선족 출신 대북사업가 장아무개씨는 “할아버지는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이셨고, 1994년부터 4년 동안 한국에서 돈을 벌어 사업 밑천을 마련했다”며 “같은 민족이 서로 도우며 함께 잘살았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한편 27~29일께 장례식 관계로 국경이 잠시 폐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도 장례 물품 등을 실은 트럭이 연이어 압록강대교를 넘어갔다. 단둥/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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