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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관계 진통 광산 개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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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11-01 11:15 조회9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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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관계 얼려버린 광산 개발권

 

중국 측이 50억 달러를 들여 북한에 투자하기로 한 대상이 무산광산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북한의 어려운 처지를 기회로 광산 개발권을 헐값에 후려치려 하면서 북·중 관계도 다시 냉각되고 있다.

 

 

‘북한투자 전용 펀드’를 조성해 북한 지하자원을 독점하려던 중국의 시도가 벽에 부딪혔다. 지나친 헐값 매입 시도에 대한 북한 측의 반발 때문이다. 북한 최고인민회의(9월25일)가 열리기 전이었던 지난 9월22~23일 베이징에서는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와 중국 해외투자연합회가 참여한 ‘북·중 투자협력 포럼’이 열렸다. 양측은 ‘북·중 민간자본전략 협력 협의’를 체결하고 약 30억 위안(약 5300억원, 약 5억 달러)의 대북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그러나 이 30억 위안은 대외적으로 공표된 수치일 뿐 내부적으로는 50억 달러(약 5조5200억원)라는 게 정설이었다.

그 후 50억 달러 투자 펀드의 용처가 묘연했는데 최근 그 뒷얘기가 알려졌다. 중국 측이 50억 달러를 들여 우선적으로 확보하려 했던 것은 바로 북한 무산광산의 광권(채굴권)과 개발권이었던 것이다.


중국의 무산광산 50년 사용은 ‘낭설’

그동안 국내에는 중국이 이미 무산광산 50년 사용권을 확보했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가 유통돼 왔는데, 실제로는 지린성 천지그룹이 2008년께 손을 뗀 이후 몇몇 작은 회사들의 소규모 개발 외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천지그룹은 2005년 북한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해 일부 개발권을 확보했으나 계약 당시 t당 65달러였던 철광석 값이 그해에 186달러로 폭등하면서 양 당사자 간에 분쟁이 발생했고 몇 년째 거래가 중단됐다. 북한 측은 오른 철광석 가격으로 계산하면 이미 4000만 달러어치가 공급이 됐다는 것이고 천지그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양측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그 뒤에도 중국 측은 광산회사인 우쾅그룹이 전면에 나서고 상무부가 파트너로 참여해 북한 측과 무산광산의 광권 및 개발권을 독점하는 협상을 1년 반 가까이 해왔으나 투자 대가에 따른 북한 측 지분을 20%만 인정하고 자신들이 80%를 가져가겠다고 함으로써 북한 측과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중국 측이 투자 펀드를 통해서 새로 조성한 50억 달러를 바로 상무부와 우쾅그룹이 협상에 나선 무산광산의 광권 및 개발권 획득에 투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무산광산의 광권과 개발권 인수 대금으로 50억 달러를 내겠다는 조건을 새롭게 제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매년 생산 예정인 철광석 2000만t 중 25%에 해당하는 500만t을 북한 측에 주겠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중국 측이 제시한 조건을 현재의 철광석 국제시세(t당 100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무산광산의 2012년 기준 확정 매장량은 89억t(Fe30-35)이고 가채(채굴할 수 있는) 매장량은 31억3100만t이다. 약 30억t이 경제성 있는 매장량이라는 얘기다. 이걸 금액으로 따지면 3000억 달러(약 331조원)의 가치에 해당한다. 중국 측이 제시한 50억 달러+생산량의 25%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800억 달러로 전체의 26.6%이다. 즉 50억 달러가 추가됐을 뿐 전체 지분상으로는 여태까지 중국이 주장해온 20∼25%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인 것이다.

이에 비해 북한은 50억 달러+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1000만t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전체의 약 51%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로 투자한 측과 지분을 반분하겠다는 게 그동안 북한 측이 지하자원 개발에서 보여온 협상 태도였던 점에 비추면, 중국 측에 대해서도 한 치의 양보 없이 이 선에서 맞서고 있는 셈이다.

현재 북·중 간 협상은 중국에서는 우쾅그룹과 상무부가 나서고 있고, 북한에서는 합영투자위원회와 금속공업성이 대표로 나서고 있는데, 회담장에서 서로 고성이 오갈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한다.

장성택 부장의 10월 방중도 불투명

협상이 잘될 경우 원래는 10월 중순께 북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다시 한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것은 중국 측의 북한 지하자원 개발 펀드 조성이 장 부장의 지난 8월12∼17일 방중을 계기로 본격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장 부장 방문 당시 베이징에서는 최소 10억 달러에서 많게는 60억 달러까지 중국이 북한에 차관 등의 명목으로 경제개발 자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막상 방중이 끝날 때쯤, 중국 측에서는 오히려 “중국 정부 자금, 공산당 자금, 국영기업, 은행 등의 자금은 북한에 줄 수 없다”라는 4불가론만 내놓아 빈손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그 후 움직임을 보면 4불가론에 해당하지 않는 민간 기업이나 홍콩 자본은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였던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부터 자본이 없는 북한 처지에서는 막대한 지하자원을 팔아서라도 경제개발에 필요한 종잣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장성택 부장의 지론이었다. 따라서 지난 8월의 방중은 지하자원 개발과 연계해 중국의 투자 자금을 유치하려는 구상에서 추진된 것이라 할 수 있고, 그 구상에 따라 지난 8월에 중국 관영 기업 ‘동북성 탐사그룹’에 북한 전 지역의 지하자원을 탐사할 수 있는 독점권을 준 데 이어 최근까지 무산광산의 광권과 개발권을 둘러싼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중국 측의 무리한 요구 앞에 또다시 좌절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장 부장의 10월 중순 방중 역시 힘들어졌다고 한다.

현재까지의 흐름으로는 북한 측이 양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무산광산은 아시아 최대의 노천 철광이자 북한의 국가전략 광산이기 때문에 원석 값만 받고 광권이나 개발권을 쉽게 내놓을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다. 하지만 지하자원으로 목돈을 마련해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하고 경제개발의 종잣돈을 마련하겠다는 북한 실리파의 희망 역시 암초에 부딪혔다. 올가을 북한의 식량 수확은 지난해보다 약 70만t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가뭄으로 파종을 못해 10만 t, 그리고 홍수와 태풍 피해로 60만t의 수확량 감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출 부진과 결제 지연 등이 겹쳐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식량난에 외화난이 겹치면서 북한 내부적으로 보수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어려운 처지를 중국이 지하자원 헐값 매입의 호기로 삼고자 했으나 북한이 마지막 자존심을 내걸고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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