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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변화를 체감한 3박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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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9-27 10:26 조회9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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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엄주현, 16개월 만의 북녘 방문 
 
 2011년 09월 26일 (월) 08:34:10 엄주현 tongil@tongilnews.com 
 
 
엄주현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국장, <대화와 소통> 운영위원)

     
대북지원 단체 상근자로 활동하면서,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1년에 평균 3-4차례 평양을 방문했다. 2010년 천안함 사태로 취해진 5.24조치로 대북 물자 반출 및 방문이 불허되면서, 2010년 5.24조치 이전 5월 5일 평양을 방문한지, 16개월 만인 2011년 9월 17일부터 3박 4일 간 평양을 방문했다.

그동안 가기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방문이 가능하다는 생각, 그리고 일을 하러간다는 의무감으로 평양을 방문했지만, 이번 방문은 방문 전까지 정부 승인이 날지, 식량 및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평양은 잘 있을지, 걱정과 설레임으로 방문을 기다렸다.

이번 방문으로, 30차례 이상의 방문 때는 못 느꼈던, 북녘의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왔다.

○ 심양에서 평양 순안공항으로 2대의 고려항공이 30분 간격으로 출발했다.
우리가 탄 비행기에도 중국, 일본 관광객들로 꽉 찼었는데, 그 좌석이 부족해 1대가 더 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아리랑 공연 전부터 계속되었다고 한다.

○ 순안공항의 본관이 리모델링 중으로 새롭게 지어진 건물에서 입국 수속을 밟았다.
예전 공항보다 훨씬 깨끗하고 밝은 모습이었고, 도착 및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도 LCD 모니터로 현대화된 느낌을 받았다.
공항 밖으로 나왔을 때, 관광객을 태우기 위한 버스와 승합차량으로 꽉 차있었고, 안내원들과 관광객들이 보태져 아주 분주했다.

   

○ 고려항공에서 나눠준 잡지에는 만수대지구 건설 현장의 투시도와 밤낮으로 건물을 올리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평양 시내를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만수대 인근의 지역에 고층 빌딩이 세워지고 있는 모습을 실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유경 호텔의 경우도 건물 외부 공사는 마쳤고, 내부 공사가 한창으로 2012년 4월 15일 개관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 평양 시내를 오가는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 넘치는 많은 인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신호등이 설치된 도로에는 신호대기로 기다리는 차량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평양의 밤에도 네온싸인으로 불을 밝히고 있어, 전력 사정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함께 방문했던 한 인사는 수 십 번 평양을 왔지만, 이렇게 밝고 활기차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남측의 지원이 없으면, 곧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의문스러웠다.
북측 관계자는 “남쪽의 지원을 처음 받았을 때,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과의 교류가 훨씬 많은 현재, 돈이 돈다는 그 체감이 몇 배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남측 민화협을 통해 <대화와 소통> 차원에서 8월 17일 황해북도 사리원시 어린이 시설에 보낸 밀가루 200톤의 분배모니터링 방북이었다.

   

○ 평양에서 사리원까지 64km 가량으로 1시간을 달려 사리원에 도착했다.
평양에서 사리원까지 가는 도로 옆으로 펼쳐진 옥수수와 논밭은 장관이었다. 산이 많은 지형이지만, 지평선으로 펼쳐진 논과 밭을 흡족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물론, 여름 기온이 낮아 벼는 푸른기가 많아 좀 더 있어야 추수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식량사정의 다급함으로 산 중턱까지 옥수수밭을 만들어 식량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절실해 보였다.

   
○ 3년 만에 사리원시을 다시 찾은 방문단의 한 인사는 사리원시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전한다. 아파트도 늘었고, 도로 또한 정비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3년 만에 이런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북은 변화하고 발전 중이었다.

사리원시의 유치원 등에서는 남쪽에서 기증한 밀가루로 밀가루빵과 옥수수를 섞어 국수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주고 있었고, 기증받은 밀가루도 보낸 포대 그대로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직접 본 아이들은 나이에 비해 체구가 작았고, 얼굴에 버짐이 펴,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방문단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눈이 마주칠 때마다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최근 들은 바로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은 ‘성공하고 있다’라고 자체 평가를 한다고 한다.
남측의 지원이 끊어지면서, 평양 외의 지역에서는 배급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고, 개별 시장이 활성화되어 북한 정권의 통제가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한다.

오히려, 이번 방문을 통해 민간단체의 소규모 인도적 대북 지원이 과연 언제까지 필요할까라는 의문과 더불어 남측의 지원에 기대지 않고, 중국과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북측의 대해, 정권 입맛에 맞는 상황 인식이 아닌 민족의 미래와 통일 이후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경계해야하는지에 대한 공정하고 정확한 분석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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