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朴 정부, 북한 제안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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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6-07 11:13 조회989회 댓글0건본문
"북한, 미ㆍ중 정상회담 직전에 회담 제의한 속내는…"
[긴급인터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朴 정부, 북한 제안 받아야"
북한이 6일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이로써 두 달이 넘게 중단됐던 개성공단이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을지,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풀리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레시안>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과 긴급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회담 제의 의도와 향후 우리 정부의 대응방향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정 전 장관은 우선 북한이 회담을 제의한 시기에 주목했다. 그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에 북미 관계개선을 적극 권고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북한이 이 시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미국도 "북한이 남북관계에 성의를 보여야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명분을 내세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북한의 이번 회담 제안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통해 지역경제와 인민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기본적인 의도도 깔려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남한이 이 제의를 받아들여 신뢰 프로세스의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이라는 대문으로 들어가야 남북대화 시작할 수 있고, 이것이 곧 신뢰 프로세스의 시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편집자>
프레시안 : 북한이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한 배경은 무엇인가?
정세현 : 일단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통해 지역경제와 인민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기본적인 이유다. 하지만 이것보다는 발표한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오늘 7~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에 남한에 회담을 제의했다. 북한이 이 시기를 택한 이유는 중국이 미국에 북미 관계개선을 적극 권고할 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즉, 중국이 북미대화를 강조하거나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할 때, 미국이 "북한이 남북관계에 성의를 보여야 미국도 대화에 나설 것 아니냐"는 대응을 해올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이면 미국이 이러한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지 않나. 결국 북미대화를 끌어내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프레시안 : 이번에 북한의 제안을 보면 이산가족 상봉도 포함돼 있다. 전향적인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나?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현 원광대 총장) ⓒ프레시안(최형락)
정세현 : 이것은 남한이 북한의 회담 제의를 거절하기 어렵게 만들려는 장치다. 또 이산가족 상봉을 하려면 어차피 금강산에서 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금강산을 열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관광과 연계시키려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이산가족 상봉과 더불어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이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자고 제안한 것이다. 여기에도 하나의 노림수가 있다. 7.4 남북공동성명은 박정희 대통령의 작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을 모잠비크에 수출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것을 보고, 북한은 '박 대통령이 아버지의 업적에 애착을 갖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북한은 이를 염두에 두고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 발표를 함께 묶은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 : 그런데 불과 이틀 전인 4일, <노동신문>에서는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정세현 : 남한이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출만을 위한 실무회담을 하자고 하니까 북한이 부정적으로 나왔을 수 있다. 북한은 남한이 제안한 실무회담을 하면 개성공단이 정상화가 아니라 폐쇄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남한은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회담의 범위를 좁히려고 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판을 키우려고 한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정상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회담을 원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북한의 발표 이후 약 1시간 만에 정부의 입장이 나왔다. 통일부는 북한이 제안한 당국간 회담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평가한다면?
정세현 : 잘한 것이다. 이 회담제의 안 받으면 신뢰프로세스는 못하는 거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박근혜정부의 구상이라면 그 첫걸음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으로 시작해야 한다.
북한이 회담을 제의하고 나올 때 이를 받아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대문을 열어야 한다. 신뢰 프로세스가 결국 남북대화 아닌가. 신뢰 프로세스의 입구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인데, 이명박정부 때는 금강산관광을 닫았고, 박근혜정부에서는 개성공단이 쌍방과실로 닫혔다. 이제 이 닫힌 입구를 열어야 할 때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이라는 대문으로 들어가야 남북대화 시작할 수 있다.
[긴급인터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朴 정부, 북한 제안 받아야"
북한이 6일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이로써 두 달이 넘게 중단됐던 개성공단이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을지,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풀리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레시안>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과 긴급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회담 제의 의도와 향후 우리 정부의 대응방향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정 전 장관은 우선 북한이 회담을 제의한 시기에 주목했다. 그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에 북미 관계개선을 적극 권고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북한이 이 시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미국도 "북한이 남북관계에 성의를 보여야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명분을 내세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북한의 이번 회담 제안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통해 지역경제와 인민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기본적인 의도도 깔려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남한이 이 제의를 받아들여 신뢰 프로세스의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이라는 대문으로 들어가야 남북대화 시작할 수 있고, 이것이 곧 신뢰 프로세스의 시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편집자>
프레시안 : 북한이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한 배경은 무엇인가?
정세현 : 일단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통해 지역경제와 인민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기본적인 이유다. 하지만 이것보다는 발표한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오늘 7~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에 남한에 회담을 제의했다. 북한이 이 시기를 택한 이유는 중국이 미국에 북미 관계개선을 적극 권고할 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즉, 중국이 북미대화를 강조하거나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할 때, 미국이 "북한이 남북관계에 성의를 보여야 미국도 대화에 나설 것 아니냐"는 대응을 해올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이면 미국이 이러한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지 않나. 결국 북미대화를 끌어내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프레시안 : 이번에 북한의 제안을 보면 이산가족 상봉도 포함돼 있다. 전향적인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나?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현 원광대 총장) ⓒ프레시안(최형락)
정세현 : 이것은 남한이 북한의 회담 제의를 거절하기 어렵게 만들려는 장치다. 또 이산가족 상봉을 하려면 어차피 금강산에서 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금강산을 열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관광과 연계시키려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이산가족 상봉과 더불어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이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자고 제안한 것이다. 여기에도 하나의 노림수가 있다. 7.4 남북공동성명은 박정희 대통령의 작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을 모잠비크에 수출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것을 보고, 북한은 '박 대통령이 아버지의 업적에 애착을 갖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북한은 이를 염두에 두고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 발표를 함께 묶은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 : 그런데 불과 이틀 전인 4일, <노동신문>에서는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정세현 : 남한이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출만을 위한 실무회담을 하자고 하니까 북한이 부정적으로 나왔을 수 있다. 북한은 남한이 제안한 실무회담을 하면 개성공단이 정상화가 아니라 폐쇄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남한은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회담의 범위를 좁히려고 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판을 키우려고 한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정상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회담을 원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북한의 발표 이후 약 1시간 만에 정부의 입장이 나왔다. 통일부는 북한이 제안한 당국간 회담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평가한다면?
정세현 : 잘한 것이다. 이 회담제의 안 받으면 신뢰프로세스는 못하는 거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박근혜정부의 구상이라면 그 첫걸음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으로 시작해야 한다.
북한이 회담을 제의하고 나올 때 이를 받아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대문을 열어야 한다. 신뢰 프로세스가 결국 남북대화 아닌가. 신뢰 프로세스의 입구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인데, 이명박정부 때는 금강산관광을 닫았고, 박근혜정부에서는 개성공단이 쌍방과실로 닫혔다. 이제 이 닫힌 입구를 열어야 할 때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이라는 대문으로 들어가야 남북대화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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