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연평도 사태, 시퀀스 파악 안하고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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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12-03 09:25 조회1,136회 댓글0건본문
문정인 "연평도 사태, 시퀀스 파악 안하고 지나가 버렸다"
"10.4선언 합의 사항 지켰으면 이런 결과 안 나왔을 것"
2010년 12월 02일 (목) 11:42:32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이번 연평도 포격은 지난 천안함 사건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대통령은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때 어떤 상황에서 그것이 벌어졌는지 시퀀스(sequence, 연속 과정)를 한 번 봐라, 우리가 자극한 것은 없었나'라고 했을 것이다.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데 그냥 지나가 버렸다."
문정인 연세대(정치외교학) 교수는 1일 저녁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사단법인 '행동하는양심'이 주최한 강좌에 강연자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문 교수는 "김 대통령은 그러셨을 것이다. '4명 정말 슬픈 일이지, 그게 40명, 400명, 4만 명, 40만 명이 돼서는 더더욱 안 되겠지'. 그게 당장에는 욕을 먹더라도 지도자의 자세가 아닌가"라며 "그런 자세를 취할 때 북측하고도 물꼬가 트이고 대화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 사태는 시퀀스, 천안함 사건 이후부터 지금까지를 봐야 한다"며 "남측 훈련 빈도가 어떻게 되고, 북측의 훈련 빈도가 어떻게 됐고, 방향은 또 어떻게 됐고, 연평도 근처에서 무력시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재발방지를 하려면 이런 상황들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2007년 10.4선언과 남북총리회담에서 합의한 45개 항을 그대로 실현했으면 하나도 문제가 안 됐을 것"이라며 "서해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부분, 해주 특별지대를 만들고, 공동어로 작업을 포함해서 남북 공동 작업으로 평화지대를 만들자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 아니 지금 어느 누가 대통령을 하더라도 강한 응징을 하기 어렵다"며 "(응징을 하면) 바로 확전이 되고, 확전이 되면 2천5백만 명의 서울.경기 주민들이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 있는데(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문 교수는 또 "햇볕정책이 자꾸 실패했다고 하는데, 햇볕정책은 과거 냉전 구조하에서 봤을 때 파격적인 발상이다. 북한의 어떤 무력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로 흡수통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교류협력을 통해서 사실상의 통일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3대 정책"이라며 "첫 번째 이유 때문에 두 차례 서해교전 이후 강력하게 응징을 했다. 그러나 응징을 하되 확산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한 것이 김대중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기존의 패러다임과 달랐던 것은 북한과의 상호주의를 보는 관점이다. 상호주의에는 교환이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기계적으로 등가성 원칙을 가지는 경제적 상호성이 있고, 사회문화적 상호성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것이 경제적 상호성인데, 김대중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게 남북관계 속에서 기계적인 상호주의가 가능한가가 하는 것이었다"며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원칙에 대한 문제점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사람 사는 사회는 경제적 교환보다 더 많은 것이 사회문화적 교환 관계다. 돈 있는 사람이 돈 없는 사람한테 50만 원 음식을 대접하고, 돈 없는 사람이 1만 원 어치 음식을 대접했을 때, 사회관계 속에서는 50만 원과 1만 원이 동등한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즉시 갚을 필요도 없다"면서 "남북관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인데, 소위 미국식으로 더치 트릿(Dutch treat)하는 속에서는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6자회담과 관련해 "6자회담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동북아에서 나온 최고의 문건이라고 생각하는 9.19공동성명에서 나온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없애고, 나머지 국가들이 대북 경제지원을 하고, 별도로 한반도 평화협정과 관련해 노력하고 동북아 다자 외교 틀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보다 더 좋은 도큐먼트(document)가 어디 있나"고 평가했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가능성과 연계하면서, "북한이 최근 발언을 보면 얼마든지 3차 핵실험을 가능할 것이다. 미국과의 대화를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이것은 좋지 않은 뉴스"라며 "빨리 6자회담 가서 지금 있는 농축우라늄 시설을 프리즈(freeze, 동결)시키고 검증 가능한 부분은 진행해야 되지 않나"고 지적했다.
한편, 행동하는 양심이 주최한 '김대중과 글로벌 리더십' 강좌는 지난 11월부터 매주 수요일 진행된 가운데, 이날 5번째 강좌를 마치고 수료식을 진행했다.
작성일자 : 2010년 12월 02일
"10.4선언 합의 사항 지켰으면 이런 결과 안 나왔을 것"
2010년 12월 02일 (목) 11:42:32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이번 연평도 포격은 지난 천안함 사건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대통령은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때 어떤 상황에서 그것이 벌어졌는지 시퀀스(sequence, 연속 과정)를 한 번 봐라, 우리가 자극한 것은 없었나'라고 했을 것이다.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데 그냥 지나가 버렸다."
문정인 연세대(정치외교학) 교수는 1일 저녁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사단법인 '행동하는양심'이 주최한 강좌에 강연자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문 교수는 "김 대통령은 그러셨을 것이다. '4명 정말 슬픈 일이지, 그게 40명, 400명, 4만 명, 40만 명이 돼서는 더더욱 안 되겠지'. 그게 당장에는 욕을 먹더라도 지도자의 자세가 아닌가"라며 "그런 자세를 취할 때 북측하고도 물꼬가 트이고 대화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 사태는 시퀀스, 천안함 사건 이후부터 지금까지를 봐야 한다"며 "남측 훈련 빈도가 어떻게 되고, 북측의 훈련 빈도가 어떻게 됐고, 방향은 또 어떻게 됐고, 연평도 근처에서 무력시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재발방지를 하려면 이런 상황들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2007년 10.4선언과 남북총리회담에서 합의한 45개 항을 그대로 실현했으면 하나도 문제가 안 됐을 것"이라며 "서해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부분, 해주 특별지대를 만들고, 공동어로 작업을 포함해서 남북 공동 작업으로 평화지대를 만들자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 아니 지금 어느 누가 대통령을 하더라도 강한 응징을 하기 어렵다"며 "(응징을 하면) 바로 확전이 되고, 확전이 되면 2천5백만 명의 서울.경기 주민들이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 있는데(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문 교수는 또 "햇볕정책이 자꾸 실패했다고 하는데, 햇볕정책은 과거 냉전 구조하에서 봤을 때 파격적인 발상이다. 북한의 어떤 무력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로 흡수통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교류협력을 통해서 사실상의 통일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3대 정책"이라며 "첫 번째 이유 때문에 두 차례 서해교전 이후 강력하게 응징을 했다. 그러나 응징을 하되 확산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한 것이 김대중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기존의 패러다임과 달랐던 것은 북한과의 상호주의를 보는 관점이다. 상호주의에는 교환이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기계적으로 등가성 원칙을 가지는 경제적 상호성이 있고, 사회문화적 상호성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것이 경제적 상호성인데, 김대중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게 남북관계 속에서 기계적인 상호주의가 가능한가가 하는 것이었다"며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원칙에 대한 문제점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사람 사는 사회는 경제적 교환보다 더 많은 것이 사회문화적 교환 관계다. 돈 있는 사람이 돈 없는 사람한테 50만 원 음식을 대접하고, 돈 없는 사람이 1만 원 어치 음식을 대접했을 때, 사회관계 속에서는 50만 원과 1만 원이 동등한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즉시 갚을 필요도 없다"면서 "남북관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인데, 소위 미국식으로 더치 트릿(Dutch treat)하는 속에서는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6자회담과 관련해 "6자회담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동북아에서 나온 최고의 문건이라고 생각하는 9.19공동성명에서 나온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없애고, 나머지 국가들이 대북 경제지원을 하고, 별도로 한반도 평화협정과 관련해 노력하고 동북아 다자 외교 틀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보다 더 좋은 도큐먼트(document)가 어디 있나"고 평가했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가능성과 연계하면서, "북한이 최근 발언을 보면 얼마든지 3차 핵실험을 가능할 것이다. 미국과의 대화를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이것은 좋지 않은 뉴스"라며 "빨리 6자회담 가서 지금 있는 농축우라늄 시설을 프리즈(freeze, 동결)시키고 검증 가능한 부분은 진행해야 되지 않나"고 지적했다.
한편, 행동하는 양심이 주최한 '김대중과 글로벌 리더십' 강좌는 지난 11월부터 매주 수요일 진행된 가운데, 이날 5번째 강좌를 마치고 수료식을 진행했다.
작성일자 : 2010년 1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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