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로 경협기업 94% 피해 
평균 피해액 '10억 원'.. 심리적 '위축' 우려도 
 
 2010년 09월 08일 (수) 13:39:09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대북 경협기업의 대부분이 천안함 사태에 따른 정부의 대북 제재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피해액만도 10억 원에 달하며, 대북 사업에 대한 관심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개 기업(남북경협기업 200개, 비경협기업 300개)을 대상으로 '남북경협에 대한 기업인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답한 경협기업의 93.9%는 천안함 사태에 따른 정부의 대북교역 금지조치로 피해를 입고 있으며, 66.5%는 피해가 '경영난'을 겪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조사됐다. 평균 피해액수는 9억 7천 4백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업 올스톱 인한 손실'이 가장 많아

피해유형은 '사업 올스톱에 따른 투자비 및 영업손실(51.9%)'이 가장 많았고, 이어 '수주 감소(26.0%)'와 '운송비 등 부대비용 증가(22.1%)'를 꼽았다.

실제로 북한에서 무연탄을 수입해 오던 A사는 남북교역이 막히자 수입선을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으로 대체하려고 하지만 각국의 지하자원 확보경쟁이 치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사 임원은 "이대로 가면 작년에 비해 금년 매출액은 100여억 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위탁가공업체인 B사는 북한 공장에서 수공예 제품을 전량 생산해 왔는데 생산이 중단돼 납품은 고사하고 거래선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B사 관계자는 "중국, 베트남 등 제3국은 인건비, 물류비 등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아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특별자금을 대출해 준다고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버텨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대북사업에 대한 기업 관심도 크게 위축

대북 사업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천안함 사태를 통해 대북사업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업체 82.7%가 "경협여건이 정상화되더라도 북한에 신규진출하거나 기존사업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그 이유로는 '북한체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경영 외적 위험(76.9%)'과 '통행불편 등 제도.절차상 애로(13.7%)'를 들었다. '북한 당국의 비제도적 간섭과 통제'는 9.4%에 해당했다.

특히 비경협기업은 대북 사업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전면적 개혁.개방(41.5%)'이나 '투자안전보장 및 북한내 SOC확충(22.2%)'을 주로 꼽았고 '북핵 폐기 등 안보문제 해결'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7%를 차지했다.

대북제재 장기화, '북한내 사업기회 상실' 우려 커

대북 교류 중단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대북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나타날 문제에 대해 응답기업의 5.18%가 '외국기업에게 북한내 사업기회 상실'을 꼽았고 다음으로 '북한경제의 대중국 의존 심화(25.6%)', '안보리스크 대두에 따른 국가이미지 하락(22.6%)' 순이다.

경협기업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63.6%가 '사업권 보장, 피해보상 등 대북투자보호제도 확충'을 요구했고,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애로 해소(20.1%)'와 '자금 지원 확대(16.3%)'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통일세 도입, '남북 평화공동체 구축 이후'.. '지금 시행'은 6%에 불과

한편, 통일세 도입시기와 관련해서는 '남북간 평화공동체 구축이후(56.3%)'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경제통합 이후(31.9%)'가 차지했으며, '지금부터 시행'이라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통일세 추진방식으로는 '남북협력기금 확충(38.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 부과(26.6%)', '법인세 등 직접세 부과(4.3%)' 등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한반도평화와 통일여건을 조성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남북경협은 숙명이자 최선의 방안"이라며 "북한의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과 남북경협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경협.교역보험 가입부담 완화, 개성공단 통관절차 및 인력수급 원활화, 경영안정을 위한 신용대출 지속 확대 등)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8월 12일부터 9월 1일 동안 전국 500개 기업(남북경협기업 200개사,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300개 사)을 대상으로 전화 및 팩스 조사로 진행됐다. 회수율은 79.6%다.
 
 
작성일자 : 2010년 09월 09일